블청객

일상 2018. 1. 8. 22:30 |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
겨우 두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지만 그 안에는
만남 애정 현실 꿈 미래 성교 돈 거리감 등등 수도 없이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습니다.

집을 나갔다가
예정된 시간보다 좀 일찍 들어왔단 이유로 불청객 취급받은데 마음이 상해서 주저리 주저리 떠듭니다.

느긋하게 쉬다가 청소 하려고 했는데 왜 하필 청소하는 시간에 돌아오냐고.
다시 나갈 수 있으면 나가라고.

그래서 나는 소면을 삶고 양지고기를 조금 넣고 국시장국와 소금으로 간을 한 온면을 허겁지겁 끓여서 무김치에 얼른 먹고 다시 집을 나왔습니다.

가끔 이 집이 내집인가 싶은 공간.
집리란 쉼터가 되어야 하는데 집 밖이 더 마음편하게 느껴질 때면 왜 함께 살아야 ㅎ하는지 회의감이 듭니다.

아마도 원룸에 거주하고 있다는 게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곤 생각합니다.
그런데 각방을 쓰면 해결될 문제일까요?
한 방에서 노닥거리면서 피어나는 애정도 분명히 있습니다.
신혼 후 언제까지 함께 방을 쓰고 언제부터 각방으로 돌아서느냐
이런 주제의 글을 어디선가 봤었는데
그때는 흥미도 관심도 없어서 그냥 스쳐지나가듯 봐버렸습니다.

어느 선이 서로에게 가장 좋을까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이렇게 사서한 것으로 불청객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왜 사귀는 걸까 싶기도 하거든요.

우리는 서로 언제나 객에 불과한걸까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력이 강한 사람  (0) 2018.01.13
생각보다 블로그 유입인원이 많아서 놀라고 있습니다  (0) 2018.01.09
활자  (0) 2018.01.08
시간  (0) 2018.01.08
2018년 1월 8일 아침에 쓰는 1월 7일 일기  (0) 2018.01.08
Posted by 하우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