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동네 도서관에는 멀티미디어실 한켠에 만화자료실이 있습니다.

만화방처럼 다양한 만화들이 비치되어 있지는 않지만 책장 8개 정도에 웹툰과 일본의 명작만화, 에세이 적인 만화들이 좌르르륵 꽂혀있어서
도서관의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 줍니다.

오늘도 거기서 어떤 책을 볼까 살펴보다가 발견한 우연한 산보.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뽑아들고 쇼파에 앉아 읽어봤습니다.

40을 바라보는 회사원이 산책을 하며 음식도 맛보고 술도 한 잔 걸치고 옛 인연도 스치는 이야기는 평범했습니다.

일본인이라면 좀 더 공감가고 향수를 자극할지도 모르지만 우라나라의 시장과 그들의 상점가가 전혀 다른만큼 저는 책에 완전히 빠져들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읽는 내내 고독한 미식가가 생각나더군요?

그리고 책의 말미에 가서야 작가와의 대담이라던가 에피소드 소개 코너에서 고독한 미식가 집필진이 그린 책이라는 것을 알고 역시나 했습니다.

사실 히피를 한물 간 추억으로 여기며 경시하는 느낌이 드는 에피소드 등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평범하게 볼만 합니다.

근데 그냥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를 보세요!

고로상의 먹방이 더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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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우H
:
사실 저도 블로그를 구경하면서 덧글을 다는건 50건에 하나 되려나... 정말 드뭅니다.

그런데 막상 블로그를 열면 왜 덧글 하나 배풀어 주는 사람이 없을까 맘속으로 눈물 흘리죠.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지 이제 일주일 정도 된거 같네요.

소중한 덧글 하나 받을 때까지 힘내서 포스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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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우H
:


표백 이후로 처음 읽은, 장강명의 책이다.

80년대 90년대 생이 모이면 항상 말하곤하는
한국이 싫다~
한국을 떠나고 싶다~
라는 한탄을 생각하면 제목을 참 잘 지었다.

20대의 '나'는 호주로 유학을 떠난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

말 그대로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려고 호주로 갔다.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고 불만만 토로한 친구들과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잖니 라고 설득하는 어머니와
나와 함께 있어줘 라는 남자친구를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떠난 호주.

거기서 기다린 현실도 비록 장미빛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노력하며 원하던 시민권을 얻는 쟁취기였다.

얼마전에 읽은 [나의 토익만점수기]와 비교하자면 훨씬 현실적이고 덜 소설적이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우리네 삶을 보여주는것 같았고, 단지 그만큼 덜 희화화 된 모습으로 보여주는 현실이 재미를 덜하게 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깨닫고 그걸 위해 노력한 과정이며, 거기에 함께 동행하만한 동반자 후보를 만났으니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아래는 인상깊은 구절들.

--------------------------

사람은 가진게 없어도 행복할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순 없어.

--------------------------


그래도 호주가 한국보다 낫다고 생각한 점이 있었지.

애국가 가사 알지? 거기서 뭐라고 해?
하느님이 보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야. 만세를 누리는 것도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나는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야. 호주 국가는 안 그래.

호주 국가는 "호주 사람들이여, 기뻐하세요. 우리는 젊고 자유로우니까요."라고 시작해.
그리고 "우리는 빛나는 남십자성 아래서 마음과 손을 모아 일한다."고, "끝없는 땅을 나눠 가진다"고 해.

가사가 비교가 안 돼.

Posted by 하우H
:

생활력이 강한 사람

일상 2018. 1. 13. 06:05 |

나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어릴적에는 시시콜콜 가정사를 말하는 사람도 없고 스스로가 그다지 주변과 비교하는 사람이 아니었는지 신경쓰지 않았지만 분명히 비교적 가난했습니다.

단칸방 월세로 시작한 부모님 아래서 연단위로 이사를 다니고 반지하 전세에서 우리 집을 가지기까지 12년. 그러다 아버지가 쓴 사채로 빚쟁이들이 돈을 받으러 집에 찾아오고 아버지는 뒷산으로 도망치고...
그래서 고등학교를 다닐 무렵 부모님은 서류상 이혼을 하셨고 실제로도 아버지가 한달에 한두번 찾아오시고 그러다가.... 지금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완전히 따로 살고 계시죠.

그리고 아버지는 나까마입니다. 현실에서 지인들 에게는 좋게 미술품 중개업이라고 말하지만 과거에 아버지가 스스로를 나까마라고 했습니다.

사전적으론 일본어로 동료...라는 의미라는데 아버지가 말하는 나까마는 달랐습니다.

박완서 소설어 사전

나까마
[비속어] '중간 소개업자'를 이르는 말.

¶ "요새는 지겟벌이보다 '나까마' 벌이가 더 쏠쏠하시단다. 시장만 예전처럼 번창하게 되면 아주 나까마로 나서실 모양이시더라. 그러니까 너무 안돼 말아라." 숙모가 되레 나를 위로하려 들었다. '나까마'는 무얼 파는 장산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딱 이겁니다. 중간 소개업자.
지금이야 트럭으로 물건을 싣고 다니는 아버지지만 과가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그러니까 1997년까지 아버지는 차도 없이 대중교통으로 청계천을 돌아다니면서 작은 물품을 사고 어떤 물건을 구하는 사람을 찾고 그 물건을 가진 사람과 연결해주는.... 아마도 그런 일을 하셨습니다.
(여기에 아마도가 붙는 것은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상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요컨데 아버지는 수업이 일정하지 않은 분이셨고 어머니도 보험설계사, 공장 등을 다니셨지만 고정된 수입이 많지는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사면 최소 5년에서 10년.
의복도 닳아서 못입게 될 때까지 입고 외식도 졸업식에 돈까스를 먹으러 가는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고서야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게 평범한거란걸 알았죠.

이야기가 자꾸 옆길로 빠지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무튼 어릴적부터 소박함을 미덛으로 살아와서 그런지 몸에 과소비가 붙질 않습니다.

중고등학교를 자닐 무렵에 제 화폐의 기준은 300원이었습니다. 만화책 1권의 대여료였죠. 내가 이 돈으로 이걸 사먹으면 만화책  1권을 보는 것보다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까?

대학생 시절은 시급이었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시급이 4700원인가 5700원인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밥값이며 술값을 계산할 때 항상 시급을 고려해서 소비했죠.

첫 직장을 다닐땐 더 했습니다.
직장은 돈을 모으는 곳이라고... 당시 기본급 140에 야근수당이 40~70정도 나왔는에 매달 저축을 100이상 했으니까요.
저축 100 저축성연금보험 15 어머니용돈15 보험이랑 핸드폰비 10 여기까지 140인데 남은 돈으로 월세 내고 밥 먹고 데이트 하고 필요한것도 사고...
하지만 딱히 돈이 부족하단 생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부자라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1년 6개월정도 일을 하니 저축이 2000만원 이상이었고     예금도 1천만원 정도 되었습니다. (예금은 대학교 2학년부터 넣었었죠)

하지만 그 뒤로 저는 소비적 인간이 되었습니다.
돈을 벌지 않으니 저축은 점점 줄어만 갔습니다.
아버지가 돈을 좀 쓰시기도 했고
일을 안하더라도 어머니께 용돈을 드리기도 하고
여자친구도 있고 차도 샀습니다.

작장을 그만두고 벌써 3년.... 그 사이에 10개월정도 일을 하긴 했지만 순수하게 일을 안하고 논 시간이 2년이 넘습니다.

가지고 있는 돈이 줄어들 수록 안을 바라보게 됩니다. 내가 가진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돈이 다는 아니지만 돈이 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정말 없구나.

하지만 지금도 저는 옴짤달싹하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방과 도서관을 오가며 딱히 공부하지도 않고 특별히 미래를 생각하지도 않고.
최근에는 '나 주부 지망이야.'라고 여자친구에게 말하고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 여자친구는 아침9시에 출근해서 오후6시에서 9시 사이에 퇴근을 합니다.
점심은 집에 돌아와서 제가 차린 밥을 먹고
저녁도 대부분은 함께 먹습니다.
대학교를 다닐 때부터 줄기차게 해 온 자취생활이 가져온 요리실력으로 나름대로 여친의 뒷바라지는 하고 있습니다.
청소를 제외한 빨래 설거지 요리 등 가사를 제가 다 하고 있으니까요. 여자친구가 퇴근하면 바로 훌러덩 옷을 편하게 갈아입고 차려진 밥을 먹고 누워서 뒹굴거릴 수 있게 해주는게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게 대한민국에서 바라는 이상적인 남자의 상은 아니죠. 그리고 제 여자친구도 제가 돈을 벌기를 바라고 있구요.

돈....머니머나해도 돈이....필요한 인생입니다.


p.s. 아끼고 절약하는 것은 일찍 알았지만 꾸준히 돈을 벌어야한단 것은 늦게 일았다. 그리고 알았어도 실천에 옮기지 않으니 그저 병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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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우H
:


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가
한국 소설코너 813.6에서 740번 영어 어학코너에나 있을 법한 제목을 발견하곤 책을 빼어 들었다.

[나의 토익만점 수기]

내가 대학을 입학했던 2007년에는 졸업할때 토익700 정도면 괜찮고 800이면 준수하다고 했었는데,

군대를 다녀오고 내가 졸업할 2012년이 되었을때는 800은 기본이고 900은 넘어야 칭찬 받던,

나중에는 850이 최저라인이라고 들었고
이제는 너무나 토익은 당연해서 토스와 다른 스펙을 준비해야한다는

바로 그 토익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국에서 토익 570점을 받고 호주로 워홀을 떠나서
게스트하우스를 전전하며 생활영어를 익히다가
마약 제배자의 인질이 되기로 마음먹은 '나'

바나나를 재배하고 스티브와 대화하고
요코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이웃농장 A와B의 대화스킬을 배우는 납득할만한 술술 읽히는 이야기는

우리 젋은 한국 청춘들이 요구받는 '무언가'를 생각하게끔 한다.

술술 읽힌다는 매력과 그 안에서 무겁지 않게 주제의식을 보여주고 독자의 머릿속이나 가슴 속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건드리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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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우H
:
그깟 게임이 뭐라고
아이템 하나 나오는지 안나오는지로 기분이 변하는건지

어째서 이렇게 의미없는 데이터 쪼가리에 신경을 쓰는건지

그보다 천만배는 더 중요한 내 인생과 주변인들과의 관계는 버려두면서

한심하다

Posted by 하우H
:
오픈베타부터 지금까지
드문드문 쉬기도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가장 오랫동안 플레이 한 게임이네요.


아름다운 게임입니다!
평생겜 트오세 고고혓!

마술같은 주문도 가지고 있지요.
Posted by 하우H
:

어제 글 몇개 썼는데 112명?
유입 로그같은걸 봐도 아직은 잘 모르겠슴니다만....
그래도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기분이 좋네요.

아직 올릴 자료와 글이 무척 많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와주시고 덧글도 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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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우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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